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 푹 빠진 요즘!
친구 사이에 오는 권태기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연인 사이에만 권태기가 오는 줄 알지만 사실 친구 사이에도 권태기는 분명히 찾아온다. 매일 같이 연락하고, 만나고, 속 깊은 얘기를 나누던 친구와도 어느 순간 어색해지고, 말수가 줄고, 대화가 겉돌기 시작한다. 그때 우리는 마음속으로 묻는다.
“내가 뭘 잘못했나? 얘가 나를 싫어하게 된 건가? 서운한거 있는지 물어봐야하나?”
나는 그런 권태기를 겪을 때 “조금의 거리두기와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감정의 파도가 잔잔해질 때까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 굳이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도, 조용히 멀어졌다가 다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방식이다.
물론 이건 굉장히 주관적인 방식이고, 상대방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얘가 나를 싫어하나?” “뭐 서운한 일 있었나?” “왜 말을 안 하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매번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요즘 너랑 조금 거리를 두고 싶어. 당분간 연락하지말자”라고 말해버리면 자칫 큰 오해를 살 수 있다.
친구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말없이 멀어지면 “배신”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사실 난 지금이 그런 시기인 것 같다. 나는 나대로, 친구는 친구대로 서로 눈치보며 연락을 주고받긴 하지만... 할말도 없고 재미도 없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생각한다.
거리를 두는 건 좋지만 완전히 단절되진 않게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예를 들면, “요즘 혼자 생각이 많아서 조금 조용하게 지내고 싶어.” 같은 말 한마디만으로도 상대는 훨씬 덜 상처받는다.
서로를 오해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사이좋은 거리두기’가 꼭 필요한 것 같다.
근데 사실 실천에 옮기는 과정이 쉽지 않다. 상대방을 너무 잘 아는 탓일까.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얘는 이렇게 받아들일텐데 하는 걱정이 더 앞서는 것 같다.
친구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어릴 땐 그저 잘 맞는 사람이랑 놀면 되는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친해지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걸 느낀다.
친구 사이 권태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우정이 끝나기도 하고,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서로 조금씩 이해해주고, 기다려주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사이.
그게 어쩌면 ‘진짜 친구’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바쁠 수 있지만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다는 느낌이 들면,
어느새 나는 그냥 이용되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 오면,
나도 모르게 친구의 바운더리에서 한 걸음 물러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마음은 여전히 있는데도, 괜히 '얘도 연락 안 하니까 나도 안 해야지'라는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사실은 둘 다 서운하고, 둘 다 보고 싶고, 둘 다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은데.
그 자존심이 먼저 손 내미는 걸 자꾸 막는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먼저 연락한다고 지는 것도 아니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용기 내서 손을 내미는 사람'이 결국 더 멋있는 거 아닐까?
그래서 오늘 먼저 연락했다. 아직까지 답장이 안와서 괜히 했나 싶은 마음도 있다 ㅎㅎ
사람 대 사람, 인간관계는 너무나 어렵다.
익숙해지고 편해지면 서로 더 배려해야하는데 그걸 잊고 사는게 아닐까.
얘는 이해해주겠지 괜찮겠지가 반복되면 상대방은 어느새 거리두기를 하고싶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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